[리뷰] 뮤지컬 '페치카' 독립운동가 최재형 소재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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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3-06 10:46 조회2,39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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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치카 포스터. 사진=랑코리아 |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항일독립운동 지도자 최재형을 다룬 창작 뮤지컬 '페치카'(러시아 전통 난로)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졌다.
■ 관객과의 호흡 생동감
연극과 영화의 차이점은 관객과의 호흡에 따라 달라진다. 영화는 일방적으로 감독과 배우가 만든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하지만 뮤지컬은 현장에서 관객에 따라 흐름이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뮤지컬 '페치카'는 극중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의 현장 참여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극 말미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페치카'의 장점은 일부러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독립운동가들이 결연한 다짐을 하는 장면에서 관객의 집중을 끌어낸 '페치카'는 만세를 부르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관객의 참여를 자아냈다. 만약 그 장면에서 갑자기 배우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내기 위해 부탁을 했다면 극의 흐름이 끊겨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빚어냈을 것이다.
페치카 스틸컷. 사진=랑코리아 |
■ 복잡한 동선 역동적
뮤지컬은 무대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관객들에게 단면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동선의 한계가 있다. 뮤지컬 '페치카'는 무대 중간에 위치한 독특한 모양의 2층 높이 계단을 활용해 배우들의 활동 반경에 다양성을 줬다.
극 안에서 무대 장치가 원형 테이블 위에서 천천히 돌며 배우들이 조금만 움직여도 복잡해 보이는 동선을 발현시켰다. 이는 의외로 조금만 타이밍이 엇갈려도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지만 배우들 간 정확한 호흡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페치카 스틸컷. 사진=랑코리아 |
뮤지컬 '페치카'는 최재형이라는 인물을 소재로 한 점이 신선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극한의 일제강점기를 보여주고 독립의 감동을 전하고자 하는 예술 장르는 익히 잘 알려진 인물 중심으로 극이 흘러간다. '페치카'는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정보 제공과 함께 뻔한 신파라는 혹평을 피했다.
뮤지컬 '페치카'는 어린 시절 노비로 태어나 운 좋게 러시아인에게 입양된 독립투사의 일대기를 그렸다. 다만 한 인물의 일생을 그렸기 때문에 관객은 어떻게 최재형이 한국에서 러시아로 가게 됐는지 혹은 왜 독립운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남을만하다.
또한 '만세운동'이라는 주제를 끼워 넣은 듯 극 중간부터 안중근, 유관순, 여운형 등 유명 위인들을 등장시켰으나 극 후반부가 다소 지루해졌다는 느낌을 던졌다. 그러나 도입부에서 기차를 타고 있는 과거 최재형의 모습으로 시작해 어린 시절 최재형의 대과거로 돌아가며 시간 배열을 파괴해 흥미와 집중력을 증폭시켰다.
페치카 스틸컷. 사진=랑코리아 |
■ 리뷰를 마치며
뮤지컬 페치카는 극의 호흡이 다채로웠다. 배우들의 움직임이 다양하고 관객들과 호흡하는 부분이 적절하고 인상적이었다. 또한 배우들의 연습량과 실력이 노래와 연기에서 돋보였다. 특히 주인공 최재형 역을 맡은 소년, 청년, 장년 배우들의 목소리가 또렷해 인상적이었다.
극 중반에서 익히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를 노래로 전한 부분에서 배우의 상당한 노래 실력이 슬픔을 배가시켰다. 아들이 죽을 것을 알고 수의를 전하며 독립을 위해 죽으니 슬퍼할 것 없다고 달래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다가왔다.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기 직전 유관순이 "나라에 바칠 목숨이 하나뿐이라 서럽다"고 말하는 대사는 감정 과잉으로 잠시 극의 흐름을 깼다. 담담한 말투에서 고통이 배가됐던 유관순의 특징을 놓친 점이 아쉬웠다.
한편 뮤지컬 '페치카'를 제작한 '랑코리아'(대표 김구미)는 매년 정기공연 때 리허설 공연을 개방, 청소년 2천명을 초대해 음악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제로터리 위성 클럽으로 문화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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